[오늘의 좋은글] 여름의 문턱 소만 (小滿) ☀️

 

오늘은 24절기중 하나인 소만(小滿)일 입니다.

 

소만(小滿)은 24절기 중 8번째 절기로 태양의 황경(黃經)이 60도에 이르렀을 때를 이르며 입하(立夏)와 망종(芒種) 사이에 들어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자라서 세상을 가득 채운다는 의미가 있는 날 입니다.

 

소만 무렵에는 더위가 더해져 산야의 초목이 열매를 맺으며 보리가 익어가고 산에서는 부엉이가 울기 시작합니다.

여름의 문턱인 소만은 햇볕이 뜨거워지나 일교차가 크고 찬 바람이 부는 등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"소만 바람에 설 늙은이 얼어 죽는다."라는 속담도 있습니다.

 

과거 소만 무렵이 '보릿고개'라고 불리던 힘겨운 시기였습니다. 모내기, 김매기, 보리 베기 등으로 1년 중 가장 바쁜 때를 지냈었다고 합니다.

농경사회에 살았던 우리 조상들에게는 농작물의 수확이 생명까지 직결된 문제였는데 그러한 시절에 보리가 익어가는 걸 보면 안도의 한숨이 저절로 나오지 않았을까요?

그래서 조금은 만족한(소만) 마음의 상태가 되었고, 그 절기의 이름이 소만이 된 건 아닐까 생각됩니다.

 

햇볕이 점점 뜨거워지는 여름의 문턱이자 산록의 색이 짙어 지는 소만일에 소중한 분들과 함께 푸르른 신록과 같은 날들 보내시길 바랍니다 ❤️

 

 

 

소만, 나희덕

 

이만하면 세상을 채울 만하다 싶은

꼭 그런 때가 초록에게는 있다

 

조금 빈 것도 같게

조금 넘을 것도 같게

 

초록이 찰랑찰랑 차오르고 나면

내 마음의 그늘도

꼭 이만하게는 드리워지는 때

 

초록의 물비늘이 마지막으로 빛나는 때

소만(小滿)지나

넘치는 것은 어둠뿐이라는 듯

이제 무성해지는 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듯

나무는 그늘로만 이야기하고

그 어둔 말 아래 맥문동이 보라빛 꽃을 피우고

 

소만(小滿) 지나면 들리는 소리

초록이 물비린내 풍기며 중얼거리는 소리

누가 내 발등을 덮어다오

이 부끄러운 발등을 좀 덮어다오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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